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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베이(La Baie), 파도의 꿈이 오를 해안에서 왈츠를

- 라베이(La Baie), 'UFO 크리에이티브'의 대미를 수놓은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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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의 이선희를 연상케 하는 보컬 김혜미가 아련한 동화 같은 노랫말을 읊조리며, 무대 한 켠에 댄스팀이 등장하여 선율에 맞추어 동작들을 펼친다. 비보잉, 팝핀 등 스트릿 댄스와 현대무용을 기반으로 한 현란한 움직임 사이로 드니 성호가 쥔 클래식 기타의 떨림과 박진우가 연주하는 피아노의 노크가 들린다. 에서 야광토끼(Neon Bunny), 못(MOT)에 이어 마지막으로 등장한 라베이(La Baie)의 첫 곡인 ‘The Bay’였다. 라틴풍의 일렉트로팝과 스트릿 댄스를 활용한 현대무용은 밤하늘에 흩어놓은 별들처럼 조화를 이루었다.
두 번째 곡 ‘Valse D’는 드니 성호의 스페인어 내레이션이 들리는 가운데 가사 없이도 마음을 주무르는 김혜미의 허밍이 스며든다. 목소리를 따라 하늘거리는 김혜미의 손 동작은 100명과 추는 혼자만의 왈츠다. 간주로 펼친 박진우의 피아노 독주는 귀를 일순간에 잡아끄는 신 스틸러다.
라베이는 세 번째 곡을 커버곡으로 ‘Yo Soy Maria’를 골라 분위기를 뒤집는다. 빠르게 몰아치는 반주 위로 출중한 보컬이 장악한 훌륭한 무대다.
네 번째 곡 ‘Ocean.’ 파도 소리와 클래식 기타를 조곤조곤 뜯는 소리가 윤슬처럼 일렁인다. 물결 위로 목소리가 배처럼 떠서 돛을 편다. 이번 곡에는 반달리스트의 이상을 입은 모델들이 워킹을 하며 시선으로 들어온다. 눈과 귀과 모두 찬란했던 자리다.
다섯 번째 곡 ‘The Photographer’는 첫 곡 ‘The Bay’처럼 마이크 효과로 시작하다가 변화를 준다. 앞서 무대를 섰던 못의 ‘SCLC’처럼 단어를 나열하는 곡이었지만, 전개는 완전히 다르다. ‘SCLC’는 단어들을 섞어서 털어마시며 약에 취한 듯한 몽롱함을 주지만, ‘The Photographer’는 사진 작업을 할 때 렌즈 안으로 밀려오는 것들을 차례로 따라가며 한 장에 담을 장치와 구도를 가늠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듯하다. 인간 몸짓의 극치를 표현하는 무용수들을 필름에 담는 장면이 슬로우 모션처럼 지나간다.
마지막 곡 ‘Let Them Dream’에서는 첫 곡에서처럼 댄서들이 등장한다. 통통 튀는 클래식 기타의 선율이 돌들을 스치는 개울처럼 흐른다. 지친 이에게 공감하고 함께 일어서 날개를 펴는 전개에, 희망 찬 보컬과 가사는 어떤 이에게는 꺾이지 않을 미소를, 어떤 이에게는 다시 딛고 일어날 눈물을 준다. 모두에게는 다시 뛰는 심장과 눈에 총기를 심어준다.
라베이의 무대를 끝으로 2016년 11월 16일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열린 패션 디자인 브랜드 반달리스트(Vandalist)의 10주년 패션쇼와 공연이 함께한 의 막이 내렸다. 관객들은 특히 라베이의 노래로 돌아가는 걸음에 내일을 살아갈 힘을 한 덩이씩 보탤 수 있었을 것이다.
기사 상단에 라베이의 무대를 촬영한 관객 영상을 첨부한다. 곡 순서대로 감상할 수도 있고, 원하는 곡부터 골라 들을 수도 있다. 녹화 상태가 아쉽다면 라이브 공연을 '겪을' 것을 권한다
[재생 목록]
1. The Bay
2. Valse D
3. Yo Soy Maria
4. Ocean
5. The Photographer
6. Let Them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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