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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선의 시네마플러스 '프랑스 영화처럼' - 신연식 감독의 네 가지 다른 얼굴
  • 기사등록 2016-03-21 00:08:42
  • 수정 2016-03-21 01: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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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과 영화의 오묘한 결합을 꾀한 <러시안 소설>(2012)을 비롯해서 <배우는 배우다>(2013), <조류인간>(2014), <남자, 여자>(2015) 등 신연식 감독은 작품마다 특유의 개성을 뚜렷히 드러낸다. <배우는 배우다>의 이준, 단편 <내 노래를 들어줘>의 크리스탈 등 아이돌 출신 배우들을 발굴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에도 걸그룹 씨스타의 다솜, 포미닛의 전지윤과 호흡을 맞추었다. 

<프랑스 영화처럼>은 네 가지 에피소드로 구성된 옴니버스 드라마다. <타임 투 리브>는 ‘죽음을 앞 둔 엄마와 네 딸 간의 이야기’다. <맥주 파는 아가씨>는 ‘아름다운 맥주 가게 아가씨와 두 명의 남자 손님에 관한 짧은 이야기’다. <리메이닝 타임>은 ‘이별의 예언에 대처하는 연인들의 자세’를 보여준다. <프랑스 영화처럼>은 젊은 연인들의 ‘밀고 당기고 달리고 멈추는 시간’을 담고 있다.

이 네 편의 에피소도는 주제가 암시하듯 모두 분위기가 다르다. 거기에다가 신연식 감독은 각각의 에피소드에 독특한 개성을 부여했다. <타임 두 리브>에서는 엄마와 네 딸의 대조적인 자세가 눈길은 끈다. 마치 외출이라도 하듯 죽음을 맞이하는 담백한 엄마와 차츰 애틋하게 변해가는 네 딸을 아름다운 강변이 지켜본다. 베테랑 배우 이영란 배우의 연기가 돋보인다.

두 번째 에피소드 <맥주 파는 아가씨>는 걸그룹 씨스타의 다솜의 변신이 눈부시다. 김다솜은 삶에 찌든 맥주 파는 아가씨의 고된 삶의 표정들을 스크린에 가득 담아낸다. 아름다운 외모에 반해 술에 취한 채 그녀에게 접근하는 젊은 시인 역의 정준원과, 그녀에게 구애하지만 거절당하자 장애인이라고 자책하는 이광훈의 연기가 아슬아슬하다. 

세 번째 에피소드 <리메이닝 타임>에서는 어느 새 신연식 감독의 뮤즈가 된 티티마 출신의 소이가 미드 [워킹 데드]의 스타 스티븐 연과 호흡을 맞췄다. 3년 전 미국에서 만나 불같이 사랑을 나누고, 결혼을 허락받기 위해 귀국한 젊은 연인들이 점쟁이의 점괴에 흔들린다. 두 배우의 연기 앙상블도 좋지만, 영어와 한국어의 절묘한 섞어쓰기 신공이 신연식 감독의 새로운 면모를 엿보게 한다.  

네 번째 에피소드 <프랑스 영화처럼>은 서울대 회계학과에 다니며 의미있는 삶을 고민하는 대학생 역의 신민철과 그의 친구의 친구의 친구 역인 다솜의 애매한 친구사이 연기가 흥미롭다. 특히 다솜의 ‘너는 정말 좋은 친구야’ 라고 말하면서도 은근히 이성적인 호감과 우정을 동시에 나타내는 매력적이면서도 나쁜(?) 여성 연기가 연기자로서의 그녀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네 편의 작품에서 뚜렷한 연결고리를 찾기는 쉽지 않다. 굳이 공통점을 찾자면 그것은 시간과 경계다. 그리고 이는 신연식 감독 개인의 처지에 대한 고뇌와 반성과 관련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모호함에도 불구하고 다솜을 두 번째와 네 번째 에피소드에 번갈아 출연시킴으로써 경계에 연속성을 더한 점, 흑백 영상과 컬러 영상을 통해 변화를 준 점 등은 묘한 여운을 준다. 

<컬처앤뉴스 & 박호선의 시네마플러스>



박호선 기자 (cinema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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