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리뷰] 상징과 농담 속에 숨겨진 진실 ‘엘리펀트 송’
  • 기사등록 2016-04-27 22:55:06
  • 수정 2017-10-31 14:47:40
기사수정

모두가 즐거워야 할 크리스마스이브, 정신병원의 의사가 사라졌다.

사라진 의사 로렌스의 행방을 찾기 위해 병원장 그린버그는 그가 마지막으로 만난 환자 마이클을 로렌스의 사무실로 데려오게 한다. 


ⓒ 사진 유진욱 기자

지난 1월 호평 속에 막을 내린 연극 ‘엘리펀트 송’이 3개월 만에 앵콜 공연으로 돌아왔다. 초연임에도 첫 티켓 오픈부터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흥행돌풍을 일으킨 이 작품은 자비에 돌란이 출연한 동명 영화로 국내에 먼저 알려졌지만 본래 원작은 2004년 프랑스에서 초연한 연극이다. 


극은 사라진 로렌스의 행방을 찾는 병원장 그린버그 박사와 마이클의 팽팽한 두뇌 게임으로 긴장감을 이어간다. 미스터리 추리물 같지만 실상 작품을 들여다보면 고독과 외로움, 사랑을 갈망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로렌스의 행방을 묻는 그린버그 박사에게 마이클은 코끼리 이야기를 한다. 코끼리의 임신기간은 22개월이나 된다는 둥, 코끼리는 가족의 뼈를 알아본다는 둥, 슬퍼하며 눈물을 흘린다는 둥 도움 되지 않는 말만 늘어놓는 마이클을 병실로 돌려보내려 하자, 그제야 로렌스의 행방에 관한 실마리를 던진다. 하지만 곧 그마저도 어디부터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알 수 없어 인내심이 바닥에 달한 그린버그에게 마이클은 거래를 제안한다.



"오늘 하루만 당신이 내 규칙을 따르면 안돼?" 


ⓒ 사진 유진욱 기자


편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공간인 정신병원에서 팔년의 시간을 외롭게 보내온 마이클이 그린버그에게 원한 것은 오늘 단 하루만 자신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코끼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마이클과 로렌스의 행방을 묻는 그린버그 박사의 주파수가 겹쳐졌을 때 비로소 마이클은 상징과 농담 뒤로 숨지 않고 그가 가진 트라우마에 대해 털어놓는다. 


마이클은 자신의 희망이었던 안소니를 맡기는 행위를 통해 그 사람이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사랑을 줄 수 있고 또 받을 수 있는 사람이길 원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안소니가 혼자 외롭게 쇼파에 남겨진 마지막 장면은 더 큰 여운을 남긴다. 특히 무대 벽면에도 코끼리 텍스처를 더해 마치 안소니가 바라보았을 마이클의 이야기를 거대한 코끼리의 눈을 통해 들여다 본 것처럼 느껴지고, 사무실 창 밖에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 위로 내리는 눈은 마이클을 위해 흘리는 눈물같아 마음을 더 먹먹하게 만든다.  


이번 앵콜 공연에 새롭게 합류한 전성우는 농담과 코끼리 이야기을 갑옷으로 삼고 있지만 있는 힘을 다해 사랑을 갈구하는 마이클과 그 속에 웅크리고 앉아있는 상처받은 아이의 모습까지 잘 표현해냈다. 그린버그 역의 이석준은 마이클과 팽팽하게 대립하며 극을 이끈다. 점차 마이클을 환자가 아닌 상처받은 인간으로 대하는 그의 연기에 결말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 피터슨 역의 정재은은 섬세한 연기로 두 인물과의 관계를 치밀하게 엮어내며 극에 녹아든다.   


사랑을 갈구하던 소년이 자신의 가치를 찾기 위해 위험한 게임을 제안하는 이야기 ‘엘리펀트 송’의 마이클 역은 박은석, 정원영, 전성우가 맡았다. 정신과 의사이자 동료 의사 로렌스의 실종 사건의 진실을 찾는 그린버그 박사 역은 이석준과 고영빈, 마이클 담당 수간호사 피터슨 역은 정재은과 고수희가 연기한다. 6월 26일까지 DCF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컬처앤뉴스 & 연극 엘리펀트송>




유인아 기자 (culture247@naver.com)

<저작권자 ⓒ 컬처앤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culturennews.com/news/view.php?idx=480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관련기사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문화일반+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