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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김준수의 강점 극대화 한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 -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 기존에 볼 수 없던 새로운 뮤지컬의 탄생
  • 기사등록 2016-09-07 21:13:48
  • 수정 2017-10-31 14:4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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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7월 소극장 워크숍에서 시범 공연으로 소개된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는 김문정 음악감독이 작곡, 조용신 예술감독이 집필한 창작 뮤지컬로, 당시 본 공연이 가장 기대되는 작품으로 선정됐다. 그리고 올 9월. 독창적인 시각을 가진 이지나 연출과 만나 기존 뮤지컬과는 확연히 다른 새로운 뮤지컬이 탄생했다.

도리안 그레이 공연사진 1막 5장 아름답게 멈춰버린 나_김준수 (제공=씨제스컬쳐)

'도리안 그레이'는 19세기 대표적인 유미주의 소설로 손꼽히는 오스카 와일드의 장편 소설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을 바탕으로 새롭게 각색한 뮤지컬이다. 영국의 귀족 청년 ‘도리안’이 변하지 않는 영원한 아름다움을 향한 탐욕으로 자신의 초상화와 영혼을 바꾸게 되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다. 

변하지 않는 영원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채 쾌락과 욕망에 빠져드는 미모의 귀족 청년 '도리안' 역에 김준수, 아름다움의 양면성을 연구하는 학식과 지성이 풍부한 '헨리 워튼'역에는 박은태가 런던의 촉망받는 화가로 불멸의 초상화를 그린 '배질 홀워드'역에는 탄탄한 연기력의 최재웅이 캐스팅되면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김문정 감독은 배우들에게 영감을 얻어 작곡을 하였다 했고, 이지나 연출은 '도리안 그레이'가 김준수로 정해져서 무용의 구성을 늘렸다고 했다. 공연장이 멀고 시간의 여건상 빼야 할지도 몰랐던 곡을 김준수의 아이디어로 커튼콜로 부르게 되어 처음 생각했던 엔딩과 달라졌다는 언급도 했다. 관객들을 몰고 다니는 티켓파워 뿐 아니라 아니라 제작진들에게까지 언급되는 그의 능력은 어디까지인가. 뚜껑이 열렸고, 그는 기대에 부응했다.


도리안 그레이 공연사진 1막 11장 Against nature_김준수 외 (제공=씨제스컬쳐)

공연되는 3시간 동안 김준수는 '도리안 그레이'였다. 자신이 무대에서 비춰지는 모습을 잘 알고, 캐릭터에 맞는 옷을 잘 찾아 입는 배우 김준수는 이번에도 '도리안 그레이'역이 아니라 김준수로 무대에 섰지만 그가 곧 '도리안 그레이' 라고 생각 될 정도로 몸짓 하나, 손짓 하나, 표정하나까지 딱 맞게 어울렸다.

특유의 목소리는 신의 것일지도 모르는 아름다움을 겸비한 ‘도리안 그레이’의 캐릭터를 좀 더 환상적인 인물로 만들었고, 다년간 가수로서 다져진 춤 실력은 현대무용으로 무대를 채우는 독무에도 어디하나 모자람이 없었다. 지금까지 맡았던 녹록치 않은 추상적 캐릭터들을 연기한 경험은 순수하고 아름다운 때 묻지 않은 소년에서 점점 타락의 길로 들어서는 모습까지 잘 표현해내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특히, 1막 마지막 장면(1막 11장 Against nature)과 2막 1장 '넌 누구'까지 이어지는 '도리안'이 변하는 모습과 초상화 속 자신과의 대립 장면은 1막의 긴장감을 그대로 이어 오면서도 기존에 뮤지컬에선 없던, 김준수이기에 시도 할 수 있는 무대였다고 본다.

도리안 그레이 공연사진 (좌)1막 1장_최재웅 / (우)1막 2장 Who is Dorian_박은태 (제공=씨제스컬쳐)

이 외에도 이지나 연출의 새로운 시도들이 눈에 띈다. 소품이나 장치들을 최소한으로 쓰고 비운 공간을 영상과 무용이 채웠다. 텅빈 듯 고요한 무대 위로 프라하의 아름다움이 담긴 영상을 무대에 사용하고, 캐릭터 내면의 감정을 담아낸 뮤직비디오는 서사를 끌고 가면서도 배우의 감정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기에 충분했다. 

음악과 대본 역시 공들인 것이 느껴진다. 대표 넘버들 뿐 아니라 한곡한곡 놓칠 수 없는 곡으로 구성되어 귀를 즐겁게 한다. 원작이 담고 있는 많은 아름다운 글과 대화, 상황들을 '어떻게 이렇게 추려냈나' 싶을 정도로 잘 배열한 대사들은 시적이기까지 하다. 

박은태는 자신의 이상과 관념, 연구를 위해 도리안을 타락의 길로 이끌지만 그 안에서도 도리안에 대한 인정을 버리지 않는 헨리를 그려냈다. 배질은 도리안의 아름다움을 알아보고 도리안 스스로가 자각하게 하는 초상화를 그려낸 인물이다. 최재웅은 '도리안'이 변해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가장 아파하고, 마지막까지 그를 구원하기 위해 손을 뻗는 배질이란 인물을 설득력 있게 표현해냈다. 신예 홍서영 역시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눈도장을 찍었다. 2막에선 '시빌' 의 동생 '샬롯' 역으로도 분한다. 10월 29일까지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유인아 기자 (culture24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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