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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기획} 연극 '이게 마지막이야' - 2019. 9.27-10.13,연우소극장 - 김상보, 이지현, 정혜지, 조형래, 황순미 출연
  • 기사등록 2019-10-02 14:37:45
  • 수정 2019-10-02 15: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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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7일, 고공농성을 모티브로 한 연극이 대학로 연우소극장 무대에 올려졌다. 과거 '이반검열', '전화벨이 울린다'등을 연출했고 사회에서 배제당한 이들의 이야기에 꾸준히 주목해 온 이연주 작가가 대본을 쓰고 손배가압류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삶을 다룬 '노란봉투'의 이양구 작가가 연출한 연극으로, 제목은 '이게 마지막이야'다.


연극 '이게 마지막이야'의 모티브가 된 것은 굴뚝농성이다. 연극 '이게 마지막이야'의 기획자가 작년 3월 우연히 파인텍 굴뚝농성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무렵 이양구 작가를 만나 시민들이 ‘노동’이라는 화두를 자신과 연결짓지 못하고 언제나 타자의 이슈로만 인식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말했었다. 당시 이양구 작가가 굴뚝에 손편지를 보내는 캠페인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기획자는 라디오PD, 노동르포 작가, 편집 디자이너등 몇 명의 지인과 함께 ‘마음은 굴뚝같지만’이라는 이름으로 팀을 꾸려 크라우드 펀딩(https://tumblbug.com/chimney)을 진행하여 목표액 155%를 달성하였다.
굴뚝 손편지 캠페인, 굿즈 및 책 판매, 투쟁기금 전달, 토크콘서트 등을 진행하며 파인텍 노동자들과의 인연이 깊어져 굴뚝농성 교섭 타결의 순간까지를 함께 할 수 있었다.

굴뚝농성 그 이후를 상기시킬 수 있는 연극 한편을 만들어보자
목동 열병합 발전소에서 파인텍 굴뚝농성이 두번째 겨울을 맞으며 농성 400일을 넘어서던 무렵, 파인텍지회 차광호 지회장은 무반응으로 일관하는 사측에 맞서 결국 무기한 단식농성을 선언했었다. 단식이 길어지는 사이, 사회,종교,예술계 인사들이 동조 단식으로 합류하였고 시민들의 연대 방문이 빈번해지던 무렵, 연극'이게 마지막이야'의 작가,연출,기획 세사람은 농성장에서 몇 차례 만남을 가졌다. 세사람은 자연스레 노동에 관한 이야기를 종종 나누던 중, 이양구 연출은 굴뚝농성이 일단락되는 날이 오면 농성 그 이후를 기억하는 연극 한편을 만들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다.굴뚝농성이 426일째 되던 2019년 1월 11일, 총 6차에 걸친 교섭 끝에 노조와 사측의 교섭이 어렵게 타결되었고, 3월부터 연극 '이게 마지막이야'의 준비를 하였다..

노동, 특정 투쟁현장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화두
연극 '이게 마지막이야'의 제작진이 공통적으로 고민한 부분은 ‘노동’이라는 화두가 특정 노동투쟁 현장에 대한 연민이나 연대의식에만 머물지 않고, 어떻게 하면 우리 개인의 일상과 연결지을 수 있도록 할 것인가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굴뚝농성 현장 그 자체를 논픽션으로 담아내는 방식을 취할 것이 아니라, 고공농성을 모티브로 하되 투쟁 당사자보다 그 주변인물을 중심으로 그려내는 것이 적합할 것이라는 판단을 하였다.이연주 작가는 사회 안에서 숱하게 무시되어 온 ‘약속’에 주목 했다.이 사회는 크고 작은 ‘약속’들의 안전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누군가가 지키지 않은 약속은 가장 낮고 취약한 안전망부터 위협하기 시작하고, 결국 도미노처럼 개인의 일상을 하나씩 파괴하기 시작해 모두의 생태계를 잠식한다는 것이다. 이 연극은 특정 노동투쟁 현장을 조명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어딘가에서 시작된 약속의 파기, 그로 인해 연쇄적으로 옥죄여오는 개인의 자리, 결국 어디론가 뛰어내릴 수 밖에 없는 고공같은 일상은 결국 노동자로 살아가는 누군가의 이야기는 우리 삶의 이야기로 오는 것이다.


왜 '이게 마지막이야기'인가?

대본을 쓴 이연주 작가는 이런 얘길 하더라고요.우리가 어떤 힘든 일을 하면서 너무 힘들 때, '이번이 마지막이야', '이번까지만 최선을 다해서 해볼거야' 하잖아요..그런데 그게 왜 안될까를 생각해보면 안 되게 만드는 요인들이 있어요. 이연주 작가는 그 중에서 지켜지지 않은 약속들에 주목하고 있어요.이를테면 옛날에 김주익씨(故한진중공업 노동자)가 아이에게 힐리스 운동화 사주고 싶은데... 하는 얘길 한 적이 있었어요..자기는 약속을 지키고 싶은데, 월급을 받아야 운동화를 살 수 있는데, 회사가 월급 약속을 안 지키면 이 약속은 깨지고 미뤄지는 거잖아요. 그러면 왜 이 약속이 안 지켜지는걸까 생각해보면...더 큰 약속들이 안 지켜지고 있는 거죠. 노동문제만 보더라도 노동3권이라는 큰 약속이 안 지켜지면 그 다음 약속들도 안 지켜지고... 지속적으로 그러다 보면, 결국 한 개인이 일상에서 해야하는 작은 약속들조차 못 지키게 되는 상황... 그런 상황들을 주제로 다루고자 한 거예요.라고 .이양구 연출은 말했다.

배우들이 ‘노동’의 화두를 외부현장 아닌 각자의 삶 속에서 발견하도록 얼마전 이양구 연출이 출연했던 라디오 시사프로 앵커가 이런 질문을 했다. “연극인들 먹고 살만은 합니까?” 이양구 연출의 대답은 “(웃음)아니요, 먹고 살만하지 않습니다.” 였다. 연극인 대부분은 배우,스탭 등 분야를 막론하고 항시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창작활동을 지속할 수 있고, 생활 유지를 할 수 있다. 대본 연습을 하면서 작가,연출,배우들은 서로의 다양한 아르바이트 경험담을 공유했다. 업종의 다양함, 업주의 횡포, 생활의 압박, 크고 작은 해프닝들, 당시 느꼈던 감정들 등...개개인 일상의 안정성에 균열이 생기면서 어느 순간 고공처럼 구석으로 내몰리다시피 했던 개개인의 서사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양구 연출은 배우들이 ‘노동’이라는 주제를 거대한 타자의 것이 아닌 개개인의 삶 속에서 스스로 발견하길 기대했기에, 특정 투쟁현장을 방문하거나 직접적 만남을 주선하지 않았다. 이는 현명한 선택이었다. 초반 스터디 단계에서 배우들은 노동투쟁을 지나치게 거대하고 낯선 것으로 느끼거나, 그런 문제들에 무지한 것에 대해 일종의 죄책감을 갖는 모습을 보였던 만큼, 배우들이 저마다의 노동경험 안에서 주제와의 연결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연출은 선택을 해야만 했다.



노동, 노동자... 사악한 취지에서 은유된 단어들,
이제는 개개인의 서사와 만나야할 때 인상착의요?
음...어딘가 노동자풍 외모였어요.,
이도저도 안되면 그냥 노동이나 하지 뭐.
귀족노조 몸값 올리려고 또 투쟁하는구나.
이렇게, 우리 사회의 노동혐오는 골이 깊다.
우리에게 단 한번 제대로 다가온 적 없었던 그 단어들이 오명을 벗고
이제는 개개인의 서사와 진정으로 만나는 순간이 오기를 바란다.







편집자 기자 (iculture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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