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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도스_김미현 ‘혐오와 매혹사이'展 - 2020. 8. 19 (수) ~ 2020. 8. 25 (화)
  • 기사등록 2020-08-14 00:3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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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이 부르는 쾌감_#갤러리도스 #큐레이터 김치현


▲ 김미현 혐오와 매혹사이


 빛이 자아내는 그림자로 인해 사물을 볼 수 있듯 세상이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기에 평범한 순간의 양끝에서 선하고 악한 지점이 조명 받거나 그림자에 숨어든다. 우리가 발을 딛고 서있는 행성이 오랜 시간 동안 지녀온 단순한 법칙에는 작고 짧은 생명의 의지와 관계없이 부정할 수 없는 양면성이 있어왔다. 그리고 예술은 그러한 세상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노랫말은 이별과 슬픔으로 극장의 이야기는 죽음과 피로 가득해도 사람들은 아름답다 평한다. 미술 역시 예외가 아니다. 언어라는 합의된 도구를 거쳐 문학적으로 다듬어진 장르에 비한다면 침묵 속에서 주저 않고 시야에 찔러 넣기에 더 직관적이고 적나라할 수 있다. 


▲ Hansen_s horn_4 ,28cm 30cm, white clay, gold, 2020

김미현은 생명을 지닌 모든 존재가 태어나면서부터 손에 쥐고 있지만 굳이 이야기하거나 인정하려 들지 않는 비정상이라는 측면에 은은한 빛을 드리운다. 사람은 노동하며 추가적인 신체를 갈망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육체의 요소는 더 갖고 태어난다면 부족하고 불완전한 존재로 불려진다. 아기에 대해 새겨지고 교육된 애착과 보호본능은 괴물 같은 혐오스러움과 충돌하고 익숙하지 않게 뒤섞인다. 마땅히 어여쁘게 여겨야 하는 대상의 모습을 닮은 형상이 불러일으키는 기괴함은 가슴 속 어딘가의 죄책감을 건드린다. 제작과정과 표현방식에 있어 편하고 쉬운 방법을 택하지 않고 사실적이고 정교한 표현은 작품이 충격적으로 다가올 수 있도록 힘을 싣는다. 기계로 연마하지 않고 사람의 손을 거친 테라코타의 느리고 섬세한 과정을 거쳤다. 화려하게 채색되지 않고 절제된 색상과 매끄럽게 정돈된 표면이 발하는 광택은 작품이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비정상과 추함이라는 그림자 드리운 얼굴에서 안광을 발하게 하며 눈을 돌릴 수 없는 우아함을 지니게 한다. 



흙으로 빚어지고 불로 구워진 후 부자연스럽고 기괴한 모습을 지니게 된 작품의 제작과정은 종교에서 이야기하는 생명의 시작처럼 차분히 숭고하다. 미묘한 역설과 양면성으로 인해 때로는 날카로운 비판이 담긴 농담처럼 다가온다. 매혹과 혐오라는 얇은 가면이 저렴하고 간편하게 소비되는 오늘날 작가는 손바닥위에서 끊임없이 증발하는 첨단의 가볍고 연한 방법이 아닌 사람의 뼈와 근육의 움직임에서 비롯된 무겁고 질긴 행위로 형상을 만들어낸다. 돌연변이 혹은 샴쌍둥이의 형상을 한 인체의 피부에는 경화된 종양처럼 가시가 돋아나 있다. 표면의 돌기와 금간 흉터는 실제로 경험한 적이 없더라도 예측할 수 있는 고통을 상상하도록 유발한다. 눈살이 찌푸려지는 감상이 무안할 정도로 아기의 표정은 깊고 달콤한 잠에 빠진 듯 평온하다. 교육과 경험을 통해 지성과 판단력을 갖춘 성인의 눈에는 불쾌와 불편이 필연적으로 불러오는 고통이 보이지만 판단의 영역에 닿은 적 없이 본능으로 채워져 있는 순수의 존재는 깨우친 현인의 무신경함처럼 평화롭게 꿈을 꾸고 있다.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며 살아가는 동시대 사람들은 자신이 듣고 싶고 보고 싶은 상태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해 이유와 방향을 찾고자 하지만 정작 욕구 충족의 시작지점에 있는 판단이라는 물음에는 딱히 의심을 품지 않는다. 작가는 양가성을 지닌 작품을 통해 이끌림과 혐오가 동시에 존재함에도 선택을 하고 싶어 하는 우리의 익숙함에 질문을 던진다. 김미현의 작품에는 대담하고 자극적인 모양을 지니고 있지만 가벼이 넘기고 거스를 수 없는 고상함이 담겨있다.


#작가노트

▲ stigma_1 ,20cm 30cm, white clay, 2019

나의 작품에는 이분법적 가치관이 공존한다. 작품 속에 나타나는 신생아는 뒤틀리고 기형아적 신체 이미지를 하고 있지만 살이 오르고 부드러운 피부를 가진 아기가 편안하게 잠든 모습을 하고 있다. 혹은 뒤틀리고 왜곡된 비정상적 신체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그 안에서의 매혹적인 모습을 찾아 볼 수 있다.  추와 미, 병리성과 생명성, 평화로움과 불안정성, 같은 공생 할 수 없는 극단적으로 대립되는 가치관들을 작품을 통해 나타나면서 이를 통하여 당연하게 인식 되었던 흑백논리 이데올로기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나의 작품은 추와 미 그 사이 어디엔가 존재한다. 이는 혐오스럽기도 하고 매혹적이기도 하다.  이러한 극단적 가치관이 공존의 모티브는 장애 신체에서 발견하였다. 나의 작품에는 여러 가지 비정상적 신체 즉 장애 신체들이 나타나는데 장애 신체는 나에게 두 가지 감정으로 다가왔다. 장애 신체는 낯설기도 하고 익숙하기도 하다. 즉 우리 자신과 닮은 듯 다른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괴물을 보면 우리는 공포에 질린다. 하지만 나와 닮은 듯 다른 비정상적 대상을 보면 친숙함과 낯섦이라는 극단적인 감정이 동시에 밀려온다. 이러한 대립적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장애의 몸이 나에게 이분법적 가치관의 양가성을 표현할 수 있는 모티브가 되었다. 극단적으로 대립항으로 인식되었던 가치관이 공존하는 조형 작품을 통하여 사람들의 작품을 보고 ‘감각의 혼란’을 느끼길 바란다. ‘감각의 혼란’이란 추하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한 공존할 수 없는 가치관들이 한 작품에 존재하면서 당연히 추할법한 신체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길 바라고 당연히 불안정할법한 감상에서 평화로운 감상을 불러 일으켜 익숙한 듯 낯선 감각의 분열을 느끼길 바란다. 이를 통하여 기존 사회 인식 안에서 공존 할 수 없는 흑백논리로 수용 되었던 가치관들의 양가성에 대한 질문을 던져본다.




편집자 기자 (iculture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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